고승덕 "자식에게 미안했기에 청소년 봉사" 눈물나는 사연 공개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통해 "우리 남매를 버리고 돌보지 않은 내 아버지 고승덕은 서울시교육감 후보로서 자격이 없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자신이 고 후보의 장녀라고 밝힌 고희경씨(캔디 고)는 31일 '서울 시민에게(To the Citizens of Seoul)'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서울 시민은 아니지만 오늘 여러분께 서울 교육의 미래에 대하여 절박하고 간절한 마음을 담아 이 글을 쓴다"라며 "최근 지방 선거에서 그가 교육감으로 출마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그분의 자녀로서 침묵을 지킨다는 것이 양심에 걸렸다"라고 말했다.

고씨는 "고승덕은 자신의 자녀들 교육에 대해서 아무런 일도 하지 않았다"라며 "어린 시절 어머니가 나와 남동생의 교육을 위해 우리를 뉴욕의 학교로 데려왔을 때부터 그는 우리와 모두 연락을 끊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아버지 없는 생활에 익숙해졌을 무렵 겨우 11살 이었다, 매년마다 돌아오는 아버지의 날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라며 "당연히 경제적 지원이나 자녀 교육에 대한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사실상 아버지에게 버림 받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고씨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우수한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했으며 가을에는 장학금을 받고 로스쿨에 입학할 예정"이라며 "나의 생물학적 아버지 없이 이런 성취를 이뤘다는 것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고 후보가 한국에서 교육 관련 각종 강의를 나선 것도 기억했다. 고씨는 "나는 미국에서 자라며 언론을 통해 나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학생들에게 어떻게 공부해야 하고 어떻게 성공해야 하는지에 대해 부모들에게 강연하는 것을 봤다"라며 "2000년대 초반 이 사실을 알고 나는 너무 화가 났다. 자기 자식도 교육시키지 않고 심지어 완벽하게 방치했으면서 어떻게?"라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나는 그때까지만 해도 십대 초반의 어린아이인 데다가 미국에 살고 있었기 때문에 침묵하는 것 밖에 할 수가 없다고 생각했다, 저 자신이 한국 정치 현장에 특별히 관여하는 게 중요하지 않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다"라며 "그러나 고승덕이 서울시 교육감 직책에 출마하는 것은 선을 넘는 행위다, 여기서 침묵한다는 것은 서울 시민 여러분을 기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고씨는 "교육감의 역할이 한 도시의 교육 정책과 시스템을 돌보는 것이라면, 고승덕은 이 일과 관련이 없는 사람"이라며 "자신의 피붙이도 가르칠 뜻이 없는 사람이 어떻게 한 도시의 교육 지도자가 될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분이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를 위해 올바른 결정을 하고 그 직책에 적합한 후보를 선택하리라고 믿는다"라며 "서울 교육을 진정 염려하고 후보자 자신과 가장 가까운 사람, 자기 자녀를 돌보면서 시작할 그런 사람"이라고 글을 맺었다.

이와 관련해 <오마이뉴스>는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수차례 연락을 취했으나 고 후보 측은 전화를 받지 않았다.

이후 논란이 확산되자 고 후보는 문자메시지로 "아픈 가족사에 대해 세세한 말씀을 드리기 어렵지만 아버지로서 결별 과정과 재혼으로 인해 아이들이 받은 마음의 큰 상처에 평생 미안한 마음"이라며 "지난 십여 년 동안 청소년 활동과 봉사에 매진 한 것도 바로 그 때문"이라고 밝혔다. 글을 쓴 고씨가 자신의 딸임을 인정한 것이다. 고 후보는 글의 내용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