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급식실에 소음측정기.."조용히 밥 먹어"


파블로브의 개 조건반사 실험이 생각나네


초등학교 급식실에 소음측정기.."조용히 밥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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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경기 김포의 한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이 시끄럽게 점심을 먹는다며 소음측정기까지 설치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질서 유지를 위한 조치라고 밝히고 있지만 학부모들은 반교육적인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찌 된 일인지 이동화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경기 김포시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입니다.

아이들이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쪽 벽면에 실시간 소음을 보여주는 현황판이 눈에 띕니다.

학교 측이 아이들 소란을 막겠다며 측정기를 설치하고 소음 규제에 나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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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뷰 : 초등학생

- "(소리가) 났었어요. 시끄러울 때 무슨 수치가 나오면 (소리가) 난대요."

학교에서 마련한 소음 기준은 80데시벨.

이 수치를 넘으면 경고 음악 소리가 흘러나오고, 그동안 아이들은 침묵을 지켜야 합니다.

지난주에만 모두 네 차례나 울렸고, 아이들은 식사를 잠시 중단했습니다.

학부모들은 지나친 통제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냅니다.

▶ 인터뷰 : 학부모

- "아이들한테 교육을 시키고 서서히 자연스럽게 되는 게 옳지. (다 같이) 밥을 못 먹고 한동안 있어야 된다든가, 가만히 있어야 한다든가 그러면 굉장히 밥 먹다 소화도 안 될 것 같고…."

▶ 인터뷰 : 학부모

- "그 (소음 측정) 장치는 아닌 것 같아요. 자유로운 공간에서 밥을 먹어야 하는데, 억압된 (분위기에서) 강제로 먹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전문가들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합니다.

▶ 인터뷰 : 신종호 /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

- "소음 측정에 대해서 학생들이 일정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는 시스템 (때문에) 아이들이 감시받고, 통제받는 느낌을 받는다면 교육적인 효과 외에 부정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는 거죠. "

하지만, 학교 측은 질서유지를 위한 자구책이라고 항변합니다.

▶ 인터뷰(☎) : 학교 관계자

- "지금 한번 식사할 때 600명이 식사합니다. 정말 워낙 시끄럽고 그러니까 어떻게 하면 해소할 방법 없을까 (생각하다가….) 오죽했으면 이런 시스템을 도입했을까…."

경찰의 집회 소음 단속 현장을 방불케 하는 초등학교 급식실.

어른들의 암묵적인 압박 속에 해맑게 소통하던 우리 아이들은 조용히 입을 닫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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