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동구, 송파구와 이웃하고 있는 경기도 하남은 옛 광주 땅으로 한강 남쪽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하남" 하면 미사리조정경기장과 한강변 미사리 선사유적지가 먼저 떠오르는데요.
오랜 역사를 간직한 곳이다 보니 선사시대부터 근현대까지 거의 전 시대에 걸쳐 다양한 유물이 발굴되고 있습니다.
하남은 백제 초기 "하남 위례성"이 있던 곳이며, 고려 조선의 선비문화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고장입니다.
역사유적과 유물이 많다보니, 이를 한 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박물관도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남역사박물관은 하남 구도심 신장시장 가까이에 있는데요.
옛 시청이었던 건물 중 한 동은 하남문화원으로, 다른 한 동은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하남역사박물관은 서울 강변역, 천호역 등에서 광주, 덕소 방면으로 운행하는 버스를 타면 쉽게 찾아갈 수 있습니다.
정류장 이름은 신장사거리/신장시장입니다(경기버스 정류장번호 28073).
서울쪽에서 왔다면 정류장에서 내린 후 진행방향 뒷쪽을 바라봅니다.
신협건물 옆 기둥에 박물관 안내 표지가 두 개나 붙어 있습니다.^^
표시를 따라 골목길로 조금만 더 가면, 길 오른편에 하남역사박물관 건물이 보입니다.
하남역사박물관 관람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최종입장은 오후 5시까지입니다.
매주 일요일이 정기 휴관일이며, 1월 1일, 설날, 추석에 쉽니다.
일요일에 쉰다는 점 주의하세요.~
현관으로 들어가기 전, 좌우에는 간단한 체험공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현관으로 들어가면 안내대와 사무실이 있구요.
2층으로 올라가면 두 곳의 상설전시실이 있습니다.
계단 오른쪽이 제1 전시실(선사/삼국시대), 왼쪽이 제2 전시실(고려/조선/근현대)입니다.
하남역사박물관에서는 2012년 가을부터 "역사를 찾다 - 발굴 그리고 문헌기록"이란 특별전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박물관이 아담하다 보니, 특별전을 할 때면 상설 전시실이 기획 전시실로 바뀐답니다.^^;
몇 가지 유물을 제외하고는 평소와 완전 다른 유물들이 진열장에 채워집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다른 박물관, 기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하남의 유물", "시민들이 기증한 고문서"를 볼 수 있구요.
제1전시실은 "발굴", 제2전시실은 "문헌기록과 관련된 유물과 자료"로 꾸며 놨습니다.
통로 한쪽에는 이성산성 모형을 설치해 놨는데요. 전시실 구경에 앞서 이것부터 살펴 봅니다.
이성산성은 역사, 특히 삼국시대 역사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이성산성은 백제의 하남 위례성이 있던 곳으로 알려진 춘궁동 인근 이성산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한강 유역은 고구려, 백제, 신라 삼국의 각축장이었던 관계로, 한강 줄기를 따라 많은 산성과 보루의 흔적이 남아 있는데요.
이성산성이 학계의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과연 누가 만들었냐?" 라는 문제 때문입니다.
백제의 초기 도읍이다 보니 백제의 성인 것으로 추측하였으나, 발굴이 계속 진행되면서 그럴 가능성은 점점 옅어지고, 현재는 신라의 성으로 보고 있답니다.
이성산성 모형도를 살펴보고 오른쪽 제1 전시실로 들어갑니다.
전시도입부에는 미사리의 옛 모습 사진이 붙어 있습니다.
한강에는 많은 섬이 있었는데, 한강종합개발계획 때 사라진 곳이 많고, 난지도처럼 육지가 된 곳도 있습니다.
지금의 조정경기장(경정공원)은 서울올림픽 때 경기장을 만드느라 육지가 되었답니다.
참고로, 잠실 석촌호수도 옛 한강 물길이었습니다.
이어서 우리나라 대표적인 신석기 유적인 미사리 선사유적지를 중점적으로 소개합니다.
신석기시대를 대표하는 빗살무늬 토기와 각종 생활도구가 많이 출토 되었는데, 그 중에는 탄화 도토리도 포함되었습니다.
청동기시대 유물로는 민무늬 토기와 함께, 집터도 많이 발굴되었답니다.
미사리는 백제시대의 밭자리가 대규모로 발굴된 최초의 지역이기도 합니다.
이성산성은 별도로 유물을 정리해 놨습니다.
석기, 토기, 금속성 유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존이 어려운 목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이것은 "요고"라는 악기. 이성산성에서 최초로 발굴된 삼국시대 악기입니다.
장구와 비슷하게 생겼는데 크기는 작습니다.
유물 중에는 토기가 많았나 봅니다.
삼국의 토기가 종류별로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습니다.
다음은 시대별 기와를 모아 놓은 곳입니다.
아래 사진은 "모란 수금무늬 암막새", 쉽게 풀이하면 모란꽃과 물새를 그려놓은 암키와입니다.^^
특이해서 기억에 남네요.~
전시실 마지막 부분에서는 하남역사박물관 자체 조사의 성과물, 그리고 석실분 모형을 볼 수 있습니다.
하남도 다른 수도권 지역과 마찬가지로 택지개발 한 곳이 많은데요. 공사에 앞서 유물조사를 하다 보면, 한 곳에서 여러 시대의 유물이 함께 발견됩니다.
이곳에서는 통일신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유물이 골고루 출토되었다는군요.
유서깊은 지역임을 유물이 증명하네요.^^
1 전시실 관람을 마무리 하고 맞은편, 2 전시실로 넘어갑니다.
고려시대 유물 중에는 철불이 많이 전해지는데요.
이곳에서도 전시실 들어가자 마자 볼 수 있습니다.
보물 제332호로 지정된 "춘궁리철조석가여래좌상".
원본은 국립중앙박물관에 있고 이건 80%로 축소복제한 철불입니다.
불상 옆 진열장에는 원래 고려시대 유물들이 있었는데, 기획전 중이다 보니, 고문서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군요.^^;
주로 "교지(왕이 신하에게 내려주는 여러가지 문서)"이며, 혼례문서(아래 사진)도 볼 수 있습니다.
교지 맞은편 진열장에는 화조도 팔폭병풍이 보입니다.
다음은 준호구입니다.
"준호구"란 관청에서 개인의 호적사항을 증명해 준 문서로, 요즘으로 치면 호적등본 같은 것입니다.
옛날에도 서명은 있었습니다.^^ 왼쪽 윗부분을 보세요.~
다음은 "장택기"입니다.
돌아가신 분을 무덤에 안장할 때 필요한 사항을 적어 놓은 문서랍니다.
이것은 "소지".
유학자 김한성이 광주관아에 올린 진정서랍니다.
이제 마지막, 근현대 자료로 넘어갑니다.
아래는 유길준의 "서유견문"이며, 위로는 증권과 통장이 보입니다.
옛날 통지서, 임명장, 위촉장들입니다.
이렇게 2전시관도 구경을 마쳤네요.
작지만 많은 것을 담고 있는 하남역사박물관이었습니다.
한 지역에 대해 여행하기 전,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미리 살펴보면 이해의 폭이 넓어질 것입니다.
하남으로 여행하신다면 한 번 방문해 보셨으면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