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약
감상매체 : DVD
기대를 하지 않았던 작품이라 그런지 돈을 지불하고 봤음에도 불구하고 왠지 모르게 공짜돈을 주운 느낌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얼마전 DVD를 렌탈해서 본 '펀치레이디' 의 여파가 크다고 밖에는 할 수 없는 것이 내용은 '플라이대디' 와 비슷하면서도 가정폭력을 하는 가장이 이종격투기 선수로, 한국에서는 어느정도 인지도가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과연 억지를 쓰지 않고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약하디 약한 가정주부가 이길 수 있을까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억지 X 200배로 승리를 가정주부에게 줌으로서 작품 자체의 지루함에 배신감까지 느껴져 보는 도중 DVD를 빼지 않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참을 '인' 자를 마음에 몇번이나 새겼는지 여러분은 모르실 겁니다. ㅠㅠ
여하튼 이런 작품을 본 후 바로 본 첫 영화가 본 작품이었기 때문에 거의 포기하면서 보기 시작했습니다만 시작부터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거친 화면구성이 가슴을 사로 잡았고, 박희순이라는 매우 재미있는 이름과 달리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신세계를 보여주는 듯한 목소리와 오버스런 연기가 절제된 모습만을 보여주는 김윤진과 대비되면서 제목이라고 할 수 있는 일주인간을 지루하지 않고, 억지스럽지 않게 끌고 나가는데 큰 역할을 합니다. 작가나 감독의 능력이 대단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연기자이니 그들의 노력이 얼마나 대단했는지 여타 한국영화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그다지 알려지지 않은 한 남자배우 때문에 영화의 퀄리티나 앞으로의 신작의 기대도가 몇배가 뛰어오를 것 같습니다.
작품 자체의 반전이나 범인, 용의자들의 작품속이 묘사가 원래는 어떠했는지 모르겠지만 너무 신진을 사용한 덕분에 긴장감이 떨어졌고, 보다 잔혹할 것이라 생각했던 살인을 저지르는 씬은 의외로 웃음이 나올정도로 재미까지 있었습니다. 저만 웃은 것이 아니라 같이본 사람들까지 똑같은 반응이었으니 말입니다. 한마디로 연기도 연기이지만 시각적으로 느끼는 것 만큼이나 크게 작용하는 청각적인 부분까지 그다지 제대로 재현하지 못해서 작품속에 피해자들이나 가해자들이 그다지 연민의 감정을 느낄만큼 가여웠다거나 불쌍했다거나 하지 못했습니다. 범행 이후의 일들로 작품을 진행하다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 그래도 이후의 작품을 기대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뭔소리인지 ... 여하튼 아직 보지 못한 분들은 한번 기대해보세요. 후회는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