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이 공개한 BBQ 실체.


BBQ 알바생입니다

말이 알바지 사실 창업부터 운영, 발주까지 모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유는 곧 말씀드릴 예정)

실베에서 BBQ가격에 관한 글에 연준 뺨치는 열띤 토론이 벌어지는 것을 보고 적어봅니다

사실 여러분이 백날 여기서 지지고 볶아봐야 아무 의미 없지만 이왕 싸우는거 정확하게 알고 싸우는게 좋지 않을까요





우선 bbq창업을 위해서는 치킨 대학에서 2주 간 교육을 받아야 합니다

주변인들에게 치대 나왔다고 자랑한 뒤에 치킨 대학이었다고 개꿀잼드립을 쳐주면 실시간으로 썩는 표정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BBQ창업은 사장 혼자서 진행이 불가합니다

사장에게 문제가 생길 경우 제대로 교육을 받은 직원이 점포를 운영할 수 있어야 한다는 규칙 때문입니다

친구나 가족, 하다못해 비즈니스 관계라도 2인이 갖춰져야 하며, 그런고로 아쉽지만 우리 게이들은 BBQ창업이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도 교육기간도 급여로 계산해 주신다길래 사장님 따라 무작정 갔다가 개같이 후회했습니다(제가 창업과정 및 운영에 대해 자세히 알고 있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모르는 사람입니다

가족끼리 오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의외로 젊은 부부들도 제법 있었어요

여튼 BBQ의 모든 메뉴를 2주간 신명나게 튀기게 되며 서비스정신(...) 마케팅 이론, 포스 사용 등 이론 수업도 진행됩니다

올리브 오일의 효능을 씨발 몇번을 강조하는지

포스교육은 나이드신 아주머니들에게 있어 재앙이었습니다

ㅈ같은게 월화수목금은 기숙사 같은데서 재워주면서 주말에는 교육이 없다고 내쫒습니다

결국 근방 호텔에 가서 주말 보내고 다시 2주차 교육 받으러 갔습니다






입구에 있는 닭인데 졀라게 큽니다

밥은 학교 급식 주듯이 식당에서 퍼먹으면 됩니다

저희가 튀긴 치킨도 몇 상자 갖다놓더라고요

저희 조?반?이 한 2~30명 정도였는데 하루 종일 튀기면 몇십상자가 나옵니다

죄다 뺏어서 어디 기부한다고 들고갑니다 벌써 잘 기억이 안나는데 어디 축구팀? 무슨 대표팀한테도 한번 갔었습니다

초반에 개판으로 튀긴게 많았는데 그거 먹고 컨디션 박살났을 선수들 생각에 가슴이 울적해집니다





과정이 끝나면 이거랑 졸업식 가운을 입고 사진을 찍는데 초등학생때 아무것도 모른 채 파자마 입고 등교했던 날 이후로 이렇게 수치스러운 상황은 없었습니다



다른 프랜차이즈도 이렇게 하는지는 모르겠는데 이 인간들이 몇 개월에 한번 불시에 점검을 합니다

그렇게 시찰 나와서 유통기한 지난 식품(직원이 먹을 음식,소스까지도)이나 기름이 더러운 게 걸리면 그냥 벌금이면 또 모르겠는데 미친놈들이 치킨 대학으로 다시 입소를 시켜서 교육하며 영업정지도 걸립니다

심지어 사장 뿐만 아니라 오픈 시 같이 갔던 직원도 같이 가야 합니다

그래서 씨발 좀 늘어지고 싶어도 죙일 쓸고 닦고 해야 합니다

게다가 저희는 bbq 스마트 키친이라고 여러분도 지나다니다 보셨을지 모르겠지만 홀이 없고 배달만 위주로 하는 매장이며, 이 타입은 벽이 통유리라 주방이 훤히 보입니다

탁 트인 유리를 볼 때마다 내가 왜 하고많은 치킨집 중에 bbq에서 일하고 있는지 생각이 많아집니다



여튼 이렇게 개고생이 끝나고 나면 개고생이 시작됩니다

위에 말씀드린 교육비만도 400정도 였던걸로 기억합니다

사장님은 원래 있던 bbq매장을 인수하신거라 인테리어비는 따로 안들었지만 내부의 튀김기, 오븐 등은 오픈 시 할부로 몇 년간 내도록 되어 있습니다



저희는 월 매출 2000초반대로 잡히며 일 매출은 잘되는 날은 100만, 안되는 날은 40만 찍은적도 있습니다

평균은 70만원 정도로 잡힙니다

어디 네이버 티스토리 정보글 같은거 보면 월매출 6000이니 뭐니 개 말도 안되는 잡소리를 지껄여 놨는데(사실 쓰레기통에서 쓰레기가 나온거니 이상할 건 아닙니다)

진짜 아파트단지 사이에 꽉 끼어있거나 번화가가 아닌 이상 그정도는 안나옵니다





이제 여러분이 가장 궁금해하셨을 가격 얘기로 넘어가봅시다

실베에 있던 사진인데 저 가격은 제가 아는 치킨용 닭 가격은 아닙니다

한국육계협회는 병아리를 파는지 가격이 상당히 저렴하네요

BBQ에서는 닭다리 다섯개정도 주문하면 저 가격이 나옵니다



BBQ 황금올리브 10호 닭의 경우 6~7000원대의 가격에 물대가 잡힙니다

자메이카 통다리의 경우 훨씬 비싸고 닭다리는 하나 약 900원 정도, 순살은 일반 닭보다 약간 비쌉니다

순살, 다리, 날개 등이 실제로 가격이 더 비싼 만큼 물대도 비쌉니다

사이드의 경우 몇백원 정도 밖에 안해서 가게 입장에서는 사이드를 많이 파는 걸 좋아합니다 닭은 사실 구색 맞추기고 들어오는 돈은 별로 없습니다

문제는 개씨발놈의 올리브 기름입니다

한통이 14만원이었나? 식용유 거진 세 통 살 돈입니다 사장님이 아무리 아끼고 절약해도 감당이 안되시는 것 같더라고요






여튼 황금올리브 한마리로 대충 계산을 돌려봅시다



황금 올리브 치킨 한마리는 20000원이며, 사장님은 배달비를 2000원만 받습니다 (22000)

20000원 이상 주문시 1000원 할인 쿠폰이 들어갑니다 (21000)

황금올리브 치킨 10호 닭 물대로 7000원이 빠집니다 (14000)

배달대행 업체는 바로 앞에있는 아파트의 경우 3500원을 떼어갑니다 (11500)

무와 콜라, 소스, 티슈, 젓가락, 트레이, 박스, 유산지의 물대 가격이 빠집니다 (10000)

리뷰 이벤트 가격이 빠집니다, 제일 일반적인 콜라 사이즈업 기준이며 사이드가 나갈 경우 더 빠집니다 (9000)



한마리 23000원 기준 일 평균 70만원이니 하루 30마리 정도가 팔립니다.

기름의 경우 일주일에 4통 정도를 사용하니 60만원=하루 약 8.5만원=한마리당 약 2800원이들어갑니다, 여기다 배터믹스를 포함해 3000원으로 계산합니다 (6000)

배달의 민족 주문 수수료는 건당 6.8%입니다 23000의 6.8%=1564원 (4500원)

배민 깃발(울트라콜)은 월 80000원이며 사장님은 다섯개를 이용중입니다 80000X5=40만, 40만 나누기 월평균 마릿수 (약 210마리)=1904원 (4100)



이제 이 4100원에서 저 포함 알바 셋의 월급과 건물 월세, 세금, 위에서 말씀드린 할부, 전기 및 가스, 수도 요금, 식비, 기타 용품(세제, 종이컵 등등)을 제외합니다

이건 계산하자니 머리 졀라게 아파서 걍 안하렵니다



실제로는 일반 황금 올리브보다 더 비싼 메뉴들이 있으니 더 나온다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또한 포장 메뉴는 위 배민 수수료, 배달비가 안 나가는 대신 포장 할인이 들어가고요

저는 월급 200만원 초반을 벌고 있는데 사장님은 저보다 못 벌어가십니다

쉬는 시간에는 오토바이 끌고와서 배달하십니다

외식업 창업이 꿈이었는데 옆에서 보면서 치킨집은 좀 아니겠다 싶더라고요

사실 저는 가격 올리고 물가 오르고 주문 줄어서 개 편한데 좋은 척은 못하겠고 골치 아픕니다



사장님은 배달비 2000에 쿠폰까지 고집하고 계시긴 한데 제가 보기엔 조만간 포기하셔야 할 것 같습니다

정리하고 싶으신 것 같은데 이미 투자한 돈은 회수해야 하니 맘대로 던지지도 못하시는 것 같아요

자영업자들은 자영업자대로 죽어나가고 소비자들은 비싸서 못 먹고 치킨 가격 30000원 보다는 물가가 빨리 내려가는게 모두가 행복한 길인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