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평하게 결혼한 여자의 최후


대판 싸워서 이혼해야겠다란 결론이 나왔지만, 제가 잘못한걸수도 있으니
마지막으로 객관적인 의견 듣고 싶어서 글쓰고 있으니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이혼까지 결심하게 된 몇가지 스토리를 순서에 상관없이 써보겠습니다.

결혼 2년차 부부이고요, 30살로 동갑내기입니다.
전 1남1녀중 장녀이고요, 남편은 2남중 장남입니다.
맞벌이고, 같은 회사를 다니고 있고요. 연봉도 둘이 같습니다.

연애시절부터 남녀평등을 논리적으로 주장하는 남친을 만나서 저도 생각이 많이 바뀌었고,
남자는 집 여자는 혼수란 일반적인 생각과,
데이트비용이 전반적으로 남자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현실이 저도 너무 불공평하다고 생각하였고,
그래서 저희는 데이트비용도 공동통장을 만들어서 일정금액을 넣고 그돈으로만 하였고,
기념일 선물도 둘이 넣은 돈에서 해결하면서 정말 동등하게 연애를 했죠.

그렇게 3년을 연애를 하고 결혼할때가 되었는데,
당시 모은돈이 제가 7천에 남친이 9천이였는데, 남친이 돈 더 쓰게 하고 책잡히고 싶지 않아서
친정에다 손벌려서 남친이 모은만큼 딱 9천을 맞추어 반반인 결혼준비를 하였습니다.

그렇게 결혼했고, 얼마 안지나서 추석이였어요.
시댁에 오전에 가서 음식돕고 설거지 하고 밥상차리고
저녁엔 시부모님과 술도 한잔하고 애교도 피우며 며느리 도리 다하였고,
다음날 아침상도 차리고 설거지까지 끝내놓고 친정갈 준비 하는데
시어머니께서 고모님 오신다고 가지말라는식으로 말하여서 남편쳐다보니깐 모르는척 하데요?
어이가 없어서 시어머니께 친정에도 가봐야죠 저도 맏딸인데^^ 하고선
남편한테 가자 하고 데리고 나왔네요.
남편은 친정에 가는길에도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였구요.
도착해서도 손님인 마냥 그냥 앉아만 있더라고요.
저희집은 아버지나 남동생도 모두 똑같이 집안일 하는 스타일인데요.
남친은 먼저 설거지 하겠다는 소리조차 안하더라고요.
우리엄마가 상치우는데 멀뚱히 있고, 시댁에서 하던데로 똑같이 있더군요 ㅡㅡ;
부모님앞에서 다투기 싫어서 그냥 냅뒀습니다.
하루밤 자고 가야하는데 남편이 계속 가면 안돼냐고 하길래
무시하고 하루 자고 아침먹고 집에 왔습니다.

그리고 집에와서 나는 시댁에 가서 자식도리하고 거드는데
왜 자기는 처가댁에서 아무것도 안하고 그러고 있냐고 하니깐, 어색해서 그랬다네요.

참 나 누군 안어색합니까? 노력은 여자만 해야 하는건 절대 아니지 않습니까?
서로 마찬가지인데 저렇게 나오는걸 보니 너무 짜증이 나더라고요.
나는 노력하는데 왜 자긴 노력안해 그러니깐 앞으론 안그런다 했습니다.

그리고 전 결혼하고 몇개월동안은 시댁에 일주일에 한번씩 안부전화 드렸습니다.
그리고 남편도 당연히 알아서 처가댁에 안부전화 드리고 있는줄 알았는데, 한번도 한적이 없더라고요.
친정엄마랑 통화하고 그사실을 알게된후, 어이가 없었지만 그냥 넘어가고
대신 그후로 저도 시댁에 안부전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어느날 남편이 그러네요.

자기야 요즘 우리집에 안부전화 안해?
응 안하는데? 왜?
왜 안하는데?
자기도 우리집에 전화 안드렸다면서. 그래서 나도 안해두 되는구나 생각했는데?

아무말도 못하데요. ㅎㅎ
제가 한마디 더했습니다.
그렇게 남녀평등 운운하더니 내가 시댁에 안부전화 안하니깐 서운해?

그러니깐 전화드리는데 남녀평등하고 뭔상관이냐 그냥 자식된 도리니깐 하는거라고 버럭하네요.

그래서 제가
왜 자기는 아들이니깐 해야하고, 딸자식은 자식이 아니라 안해두 된다고 생각해?
머뭇머뭇 거리네요.
이사람이 연애시절 그렇게 정확하던 사람이 맞나 싶더군요.

짜증이나서 시비를 걸고 싶어졌습니다.

자기야 내가 왜 자기집에 안부전화를 드려야하는지 말해줄래?
남편 - 당연히 부모님이 자식이 결혼했는데 궁금하실거 아니냐. 자식된 도리로 해야하는게 맞는거지.
저 - 그럼 우리 부모님은 자식이 결혼했는데 전혀 궁금하시지 않나보다?
남편 - 자기가 안부전화 드림되잖아. 난 장모님하고 통화하면 불편해서 좀 그래..
저 - 그럼 우리집엔 내가 안부전화 할께. 대신 시댁엔 자기가 안부전화 드림되겠네^^
나도 어머님하고 통화하는거 불편해서 잘알아. 자기맘 이해해 그러니깐 각자 하는게 좋을거 같은데?
남편 - 너무하네. 어떻게 부부가 똑 똑같이 해야하냐? 됐어 그냥 하지말자.

이러네요. -_- 연애시절부터 정확히 서로 한만큼 하는거고,
자기가 우리동네로 한번오면 내가 자기네 동네 한번가고 이렇게 서로딱딱맞게 하는게
개념커플인거라면서 열올리던 사람이..뭐? 진짜 황당했네요.

그리고 제가 결혼전부터 아버지 환갑때 여행보내드리려고 적금부은게 있었고,
400을 모았었는데. 환갑이 한참 남아가지고 그냥 예금으로 돌려둔게 있었습니다.
이돈은 제가 절위해 모은돈이 아니고 우리 아빠 환갑때 쓸려고 모은돈인데 통장을 발견하고는
이게 뭐냐고 하네요.

그거 내가 아빠 환갑여행 보내드릴려고 결혼전부터 모아둔거야 했더니.
그럼 우리 부모님은? 이러네요.
(시아버지랑 저희아빠랑 동갑이시고, 울아빤 6월, 시아버지는 10월이생신)
그래서 그거야 자기가 결혼전에 부모님 환갑준비한거 있을거 아니야 그걸로 보내드려야지. 했더니.
자기는 따로 모은거 없고, 모은건 전부 결혼비용으로 썼다고 합니다.
그래서 제가 그럼 지금부터라도 얼마씩 모아서 온천이라도 보내드리자.

그랬더니, 장인어른은 해외여행 보내주고, 우리아버진 온천으로 때우겠다는 소리냐며
막 머라고 하네요.

어이가 없어서,

자기야 결혼전에 내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서 따로 저축한건데 그게 차별하는거야?
내가 결혼할때 자기보다 십원한장이라도 적게 해왔어?
저돈은 내가 울아버지 여행보내드리려고 따로 놔둔돈 아니야.
결혼후에 저기에 들어간돈 하나도 없거든?
자기 아버진 자기가 따로 생각을 못해놔서 내가 내돈까지 합쳐서 온천보내드리는건데
내가 자기 부모님께 자기보다 더 효도하는거 아니야?

황당하답니다. 딴소리 말고 똑같은곳에 보내드려야 한답니다.
전 절대 안된다고 했더니, 치사하게 나온답니다.
이문제는 곧죽어도 제 맘대로 할 생각이라고 했더니 맘대로 하라네요.

한번은 이런일도 있었네요.
저희 친정은 김장을 안합니다. 오히려 시켜서 먹는 스탈이구요.
시댁은 김장을 합니다. 저는 가서 도와드리고요.
그걸로 한번도 우리집은 안하는데 니네집은 김장해서 내가 피곤하다 이런소리 한적없고,
이정도쯤이야 할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김장이 끝나고 너무 맛있게 되서 몇포기만 친정에 가져다 줘도 되냐고 물어봤습니다.
시어머니께서 그러라고 싸주셨는데, 남편이 이럽니다.
장모님은 김장도 안하시는데 직접한 김장드셔서 좋겠다.
우리 엄마 진짜 좋은분이다 잘해드려.. 그러는거예요.
순간 이게 먼소리지란 생각이 들었어요.
저 소리만 안했어도, 친정에 싸가라고 김치 싸주시는 시어머니께 고맙단 생각을 했을거예요.
근데 저런소리를 하니깐 확 열이받드라고요.

그래서 제가 이랬습니다.

나 이제 시댁 김장 할때 안갈래.
황당해 하면서 왜? 이러길래,

김장은 나도 같이 하는데 생색은 자기가 다 내서 기분나빠서 가기싫어졌어.

그럼 우리엄마더러 혼자 김장을 하란 소리야?

왜 자기 결혼전에는 어머니 혼자 김장 하지 않으셨어?

지금은 내가 결혼한 상태니깐 김장을 더 하셔서 우리 주시잖아.

나 김장할때 배추값도 보내드리고, 가서 일도 같이 하는데, 김치 주신다고 고마워 해야하는거였어?
그럼 더 부담스럽네. 그냥 시켜 먹을래 나는.

너 진짜 웃기다, 며느리가 김장할때 돕고 하는건 당연한건데 그게 그렇게 못마땅해?

아니 그정도는 내가 해두 된다고 생각했는데, 자기 말한마디에 안해도 되는걸 하고 있단 생각이 드네.
더이상은 짜증나서 못하겠어.

아무말도 안합니다. 내가 자발적으로 알아서 돈보내드리고 도우러 가는건데 말을 얄밉게 해서 이렇게 된걸 모르나봅니다.

또 한번은 이런적도 있네요.
저희 친정 부모님은 노후준비를 다 해두셨습니다.
돌아가실때까지 다달이 200정도가 나와서 두분이 충분히 사실수 있네요.
시댁은 노후준비가 전혀 되어있지 않으십니다.

전 이사실을 몰랐구요, 남편도 저희집에 노후준비가 되어있다는 사실을 몰랐었습니다.

드라마를 보다가 어떤 며느리가 자기 부모님이 노후에 일을 할수 없게 되자 딸한테 와서 얹혀 사는데
남편이 화내는 장면이 나왔습니다. 그걸 보더니 "ㅉㅉ 이래서 우리나란 안돼, 무슨 자식이 노후대비책도 아니고, 자식한테 피해를 너무 주네 하면서 우린 열심히 저축해두자" 이러네요.

그래서 제가 좀 떠봤습니다.
"자기야 그럼 나중에 우리 부모님 아프시면 어떻게 할꺼야? 내가 맏딸인데?"
"처남있잖아. 자기는 처남있어서 다행인줄 알아"
이렇게 말하면서 회피하는데, 실망스러워서 다시 물었습니다.

"내동생이 뭔상관이야, 사정되는 자식이 모시는거지 난 시부모님 나이들면 모시고 살생각이였는데
자긴 우리 부모님 아푸면 모실 생각이 없나봐?"

"장인장모님 노후대책 안해두셨어?"

"글쎄 난 잘 모르겠는데?"

이때 표정이 장난아니였어요 남편이 ㅋㅋ
"난 우리 부모님도 알아서 사셔야한다고 생각해, 장인장모님도 마찬가지고, 자식한테 기대어 사는건 정말 아니지. 결혼은 독립해서 사는건데 무슨 인수합병하는것도 아니고 각자 삶은 각자 사는거라고 생각해"

그래서 전 당연히 시댁도 노후준비가 됐다고 느꼈고,
시부모님을 모시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한참후에 주말에 시댁에 놀러갔는데, 이런저런 대화하다가 시어머니께서 우린 노후대책이 안되있어서 큰일이라면서 사둔댁은 해두셨다니 그러시길래 저희부모님은 해두셨다고 그랬어요. 그러니깐 다행이구나 하시는거예요. 그냥 듣고 가만히 있었지요.

그렇게 집에왔는데 신랑이
"장인장모님 노후대책 해두셨었어?"
"응 해두셨지. 우리집은 정확해서 그런건 칼이야"
"그럼 걱정없겠다. 우리 나중에 큰집으로 이사가면 우리 부모님 모시고 살까?^^"
"에이 그런게 어딨어 자기 생각도 그렇고, 각자 사는거라며?"
"그땐 그랬는데 생각해보니깐 우리 부모님 노후 준비 안해두셔서 모시고 사는게 좋을거 같아서.."
"음.. 난 싫어. 둘이 사는게 편하고 좋은데? ^^ "
"당연히 내가 장남인데 모시고 살아야하는게 맞는거 아니야?"
"그때 자기가 우리 부모님 모실거냐고 했을땐 각자 사는거라며? 왜 이제와서 딴말이야?"
"그땐 장인장모 노후대책 해두신지 몰랐지, 우리 부모님은 노후대책이 없으시잖아!!"

이거 뭔가요? 어떻게 받아 드려야하는건가요?
첨으로 돌아가면 전 분명 나중에 시부모님 모실 생각이 있었습니다.
그게 도리라고 생각했던 사람이구요.
물론 저희 부모님은 노후대책이 되있으셔서 제가 모시고 살지 않아도 됩니다.
단지 남편마음을 알고 싶었던 것이죠.
그런데 남편은 제가 제 부모님 모시는거 어떠냐는 말에 정색하며 각자 사는거라고 해놓고선,
저희 부모님 노후준비 되셨다니깐 이제와서 말바꾸는겁니다.
그때 그럼 장인장모도 우리가 모셔야지라고 말이라도 했다면, (어차피 모시지 않아도 됐지만)
저는 당연히 시부모님 모시고 살 생각을 끝까지 가지고 있었을텐데 말이죠.

이렇게 의견이 좁혀지지 않은 상태로 몇달이 지났네요.

어제 였지요. 폭발한게.
다다음주에 저희 이모 딸이 결혼을 합니다. 전 당연히 참석을 해야했고 남편도 알고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저녁에 어머님이 전화하셔서 다다음주에 시고모님 아들 결혼식이라고 하네요.
전화 끊고 같은날이니깐 각자 전 저희 이모네결혼식가고, 남편은 시고모님결혼식 가자고 했어요.
그랬더니 남편이 말이 되냐고, 내가 홀아비도 아니고, 결혼하고 첨치루는 경조사에 혼자 가야하냐면서 뭐라고 하네요. 그래서 제가 나도 나결혼하고 우리집에 경조사가 첨인데 나도 당신 데리고 가고싶지만 이렇게 겹쳤으니깐 각자 가는게 맞지 않냐고 했더니, 남자쪽에 맞춰야하는거라고 하네요.
그래서 대판 했습니다.

연애할때 그렇게 공평공평 외치던 사람이 왜 결혼하니깐 남자쪽에 맞추는거라고 말하냐고
이게 당신이 가지고 있던 생각이 아니지 않냐고 했더니,
사실 연애할때 남자가 돈다쓰고 결혼할때도 남자가 집해가는게 맘에 들지 않아서 개선해야겠다고 생각했던건 맞지만, 결혼후에도 그렇게 할 생각은 없었답니다.
결혼해서는 여자가 남자쪽에 들어오는건데 남자쪽에 맞춰서 살아가는데 맞다고 생각한답니다.
그리고 제가 아이를 갖게 되면 일을 쉴텐데 그땐 자기가 돈벌어다 주니깐 자기가 손해 보는거 아니냐고 하네요. 그때 자기가 혼자 외벌이 한다고 해도 생색 내지 않을테니깐 이제 그만좀 하자고 자기한테 맞추라고 하네요. ㅡㅡ; 이거 미친놈 아닙니까? 그래서 제가 이랬습니다. 난 아이낳을생각없는데? 끝까지 일할꺼야 아이 안가질껀데? 이랬더니 말이 되냐고 또 소리치네요. 진짜 어이가 없습니다. 나보고 뭐가 맞는건지 잘 생각하라고 하네요.

이일이 있고 하루가 지나고 아무리 생각해도 정말 짜증만 나네요.
남녀는 다르지 않다, 아들이고 딸이고 다 귀한자식이다, 남녀가 공평한게 진짜 개념있는거다 외치던 사람이.. 그래서 이런 개념남이면 딱이다라고 생각하고 결혼했던 제 자신이 너무 비참해집니다.
이혼을 하는게 맞다는 결론이 나긴했는데, 아직도 혼란스러워 미치겠네요. 조언좀 부탁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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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 이야기


퇴근하고 변호사 친구 만나서 이야기좀 들었구요.
남편성격상 협의이혼은 힘들거 같고요, 녹취를 좀 해두라고 하네요.
소송밖엔 없다고요. 전 위자료고 뭐고 다 필요없고요.
공동명의로 한것들중 제부분만 받으면 좋겠네요.

남편놈은 제가 잘못한거 처럼 하루종일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아는척도 안하더라고요.
언제나 남편생각이 다 맞는소리라며 믿어줬던걸 남편도 잘알기에..
이번일도 제가 자기말에 따라줄거라고 생각하는것 같네요.....
저런놈을 개념남으로 판단했던 그시점으로 시간을 돌리고 싶네요..
리플이 참 많이 달려서 한참 걸렸어요. 다 읽어봤고요. 조언 감사드리고요.

오해하시는분들이 있는데,
제가 이렇게 됐다고 해서 반반연애 반반결혼을 절대 하지 말라는것이 아닙니다.
저렇게 결혼했으니 제 권리 찾아서 이렇게 대응할수 있었던 것이고, 후회없고요.
다만, 남편을 사랑했기에 더믿고 따랐는데..
그게 단지 금전적인 부분에서 손해를 안보려고 했던 짓거리라고 생각하니 오만정이 다 떨어진것입니다.
안그러신 남자분들도 분명 많은거라고 생각합니다.

당시 제가 반반결혼의 잇점이 뭐냐고 물었을때, 한국여자들은 결혼후에 시댁에만 봉사한다고 생각하는데 그건 결혼비용자체에 문제가 있는거기 때문이라며, 반반결혼이 그런 부당함을 해소시켜주는것이라고 하였고요. 항상 저에게 니가 자기집에 이만큼 하면 나도 너의 집에 더했음 더하지 못하지 않을거다라고 했어요. 남편의 헛소리였을지도 모르는 그말에, 더 감동했었구요.
그래서 동등을 원하는 남편을 최대한 맞춰준것이죠.

결혼시에 예단문제때문에 시어머니랑 잠깐 갈등이 있었는데,
그때는 남편이 나서서 반반결혼에 예단이 왠말이냐고 쉴드 쳐줬었구요. 그래서 더 확고해진거구요.
가사분담도 많이 물어보시는데요.
퇴근이 같아서 항상 같이 오면요. 제가 먼저 씻고 그사이에 남편은 출근할때 정리못한것들 정리해놓고요.
남편씻을때 전 저녁준비 하고요. 하나하나 따져본다면 아무래도 여자인 제가 더 많이 한건 맞는데요..
저는 남편이 원해서 공평을 따라주었던것이지. 제가 더 손해본다고 안하고 그런 성격은 아니예요.

그리고 아버지 환갑은요. 아버지를 위해서 모아둔거라 흔들리지 않았고요.
우리아빠 그렇게 보내드리고, 시아버님 온천보내드린다는 생각은 제 생각이 맞다고 믿고요.
근데 참 서운한것은요 시부모님이 해외 한번도 못가보신거 알아서요.
제가 부업으로 짬짬히 번역알바도 하는데요.
얼마되진 않지만 따로 자유적금에 여행경비 모으고 있었어요.
남편도 제가 이저축을 한다는걸 알고 있었는데 그딴식으로 나왔던게 가장 서운하네요.
나중에 보내드리자며 제가 모은다고 할때는 암말도 안했는데.. ㅋㅋ

솔직히 공평외치는 남편말에 백프로 수긍해서 결혼한거 맞는데.
결혼해서도 완전 반반 이렇게 외치며 살지 않았고요.
전화안드린것은 너무 화가 나서 그렇게 했던거구요.
저일이 있고 나서도 알아서 연락드리고 했었네요.

합가문제도요. 제가 남편 떠본것이 잘못이라고 하시는데..
결혼후에 조금씩 바뀌는 남편 보면서 마음가짐이 어떤지 궁금해서 그랬고요.
결혼결심하면서 시부모님 나중에 모실생각이 분명 있었답니다.
남편이 말한마디라도 좋게 해주고 마음은 가지고 있는데 여의치 않아서 못하는 거라면 저 이렇게 이혼결심까지 하지 않았을텐데요. 실체를 이제 다 아니깐 오히려 후련한거 있죠. 다시 잘 살아봐야지 이런 마음이 1%남아있질 않아요.

그리고 아이도.. 제가 아이를 얼마나 좋아하는데요. 다만 자녀계획이 있었기에 조금 일러서 겨울쯤 생각하고 있었던 거구요. 남편이 생활비 혼자 벌어와도 생색안낸다는 어이가없어서 그렇게 말한겁니다.
안낳을생각이 있었던건 아니구요.

대강 변명은 다 한거 같네요^^
지금 느낌은 그냥 후련해요. 소송준비하려면 조금 힘들겠지만, 기운낼거고요.
이혼후에 회사문제가 조금 걸리긴 하지만, 뭐 어쩔수 없지요. 그렇다고 제가 그만두는건 말도 안되고요.
남편도 뻔뻔하게 나오는데 저도 뻔뻔하게 굴어볼려고요^^

이글 보시는 여자분들이나 남자분들께 한마디 하자면요.
결혼반반 좋습니다. 사정이 되시는분들은 이렇게 결혼하는걸 추천해드리는데요.
다만 여자분들은 결혼반반해도 될만큼의 괜찮은 남자를 잘 고르셔야할거구요.
남자분도 여자가 따라준다면(솔직히 우리나라에서 더치페이에 대한 인식이 좀그렇잖아요...)
고맙게 생각하고 결혼후에도 정말 자기집처럼 친정도 가족이라고 생각해주길 바랍니다.
여자들은 남녀평등 아무리 외쳐도 결혼하면 시댁에 좀더 손이 가는 구조에 대해서 잘 이해하고있습니다.
그리고 남자분들도 말한마디에 천냥빚을 값는다고 하지요.
알아서 느끼며 잘하는 사람에게 괜히 더 잘하길 바라면서 툭한마디 하는거.. 그거 하지마세요.
제일 기분더럽고 서운한겁니다 그게..

이혼후기에 대해서도 나중에 깔끔히 글쓰게 되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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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줄요약 : 결혼 전에 더치페이 줄기차게 외치더니 결혼하니 가부장제 본색 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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