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전 겪었던 일






지금으로부터 7년전에 겪었던 일화입니다.



모회사에 취직이 되어 직장 생활도 6개월째 접어들때였습니다.



처음의 힘들었던 직장생활도 어느정도 적응이 될 때였는데



무엇보다 입사동기들과의 편한관계가 도움을 많이 주었습니다.



남자셋에 여자하나....



서로 힘들때마다 퇴근하고나서 단골 호프집에 모여 상사욕도 하고



일에 대한 노하우들을 공유하기도 하며



서로 의지하며 지내던 어느날 입사동기중



한명의 친구와 함께 술자리를 가졌습니다.



우연히 퇴근시간에 마주쳐 술한잔 할까?



하는 말과 함께 갖은 술자리 그날이 화요일로 기억되는데...



뭔 할말이 많은지 남자둘이 세상사는 이야기에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하던중 어느정도 취했는지 혀가 꼬부라질 정도였는데...



2차가서 소주한잔 더하자는 말에 저는 안되겠다 싶어 그만하자고 했죠.



그 친구가 제게 말하더군요.



"형~그럼 낼모레 목요일날 한잔 더합시다.


내일은 내가 상가집에 갈일있어서 안되고...


낼모레 목요일 꼭 보는 겁니다."



"아~그러자고.....근데 지금 좀 취한 것 같은데..."



"안 취했어요..꼭 입니다.


목요일 저녁 8시 여기 이 자리에서 둘이만나 술한잔 하는겁니다.


알았죠?....꼭입니다. 저도 약속은 꼭 지키는 놈이니까...."



그렇게 취한채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는데, 목요일이 되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고 나서



저는 바로 그친구가 있는 사무실로 전화를 걸었습니다.



시골에 계신 부모님이 그날 마침 일이있어 올라온다 하시기에



저는 그친구와 약속을 미루고자 했죠.....



"아 예.... OO부에 근무하는 OOO인데요.   OOO씨좀 부탁합니다."



그런데..



"저기.....OOO씨 어제 교통사고가 나서 그만......"



"네?....무슨말씀이신지...."



"상가집에 갔다가 음주은전을 했나봐요...


새벽3시경에 차를 몰다가 마주 오는 차하고 그만...."



저는 머릿속이 혼란했습니다.



이틀전만해도 함께 술을 마시고 이야기를 나누던 그가 죽었다니....


그러나 엄연한 현실이었습니다.



사람들이 그의죽음에 대해 이야기 하더군요.



함께 차를 탔던 사람네명이 함꼐 즉사하는 대형사고였다고....



끔찍했습니다.



처참하게 짓이겨져 부서져 버렸을 그의 몸이 생각나더군요.



입사동기들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그날 조문을 가자구요.



저는 시골부모님들이 올라오신다고 거절하고 다음날 가겠다고 했죠.



뒤숭숭한 마음을 한채 일도



손에 잡히지 않고 하루종일 온몸이 피곤했습니다.



사고가 났다는 사실이 내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더군요.



튀근후 부모님을 만났을때도 멍한 얼굴로 있자



어머님이



"너 오늘 몸이 피곤해보이는구나.


어디 아픈데라도 있니?"



하고 말씀하실정도였으니까요...



여의도 63빌딩 라운지 식당에서 부모님을 모신 저는 이것저것 얘기를



나누었지만 귀에들어오지가 않았습니다.



애초에 박정규 그친구와 약속했던 시간 8시가 가까워 오고 있었거든요.



이상했습니다.



그가 죽은 것이 아니고 분명 시간되서



그 호프집 약속장소로 오고있을 것 같은



생각이 자꾸 드는 것이 아닙니까?...



바보같이....참~



저는 조금했습니다.



이상한 느낌....



그와 약속했던 장소는 63빌딩에서



그리멀지않은 차로 10분정도의 거리였습니다.



"어머니..저 잠깐만 어디좀 다녀올께요..."



"어디를?.."



"그건~아실 것 없구요..잠시만식사하고 계세요....금방 일보고 올께요..."



그리고 저는 뭔가에 홀린 듯 자리에서



일어나 약속했던 장소를 향하고 있었씁니다.



허겁지겁 호프집문을 열고 들어갔을때...



평소와는 다르게 한적한 호프집이 낯설게 느껴졌는데



저는 늘 앉던 자리에 앉았습니다.



"주문하시겠어요?"



"네?...아...네...잠시만요...누구 올사람이...."



아차~내가 무슨소리를...맥주 한잔하고 마른안주...하나.....



왜 그가 올거라는 착각을 하는거지?....



저는 말없이 호프를 들이키고 있었는데



시계는 이미 약속시간 8시를 넘어 서고 있었는데



갑자기 나무로 된 문이 끼이익 소리를 내며 열렸습니다.



휙........



피투성이가 된 머리가 터져 깊게 패인 얼굴의 그친구가



뒤틀려진 다리를 절뚝거리며 제가



앉아있는 자리로 걸어오고 있는게 아닙니까?.....



흐흐.......그친구의 세어나 오는 피흐르는 입으로



부정확한 발음으로 제게 말을 걸었습니다.



"시간....맞춰...올려....구...했는데...재..수없게...사고가...나....서...~"



"너.....넌........주.........죽었잖아~~"



"내...가?......"



그러면서 그는 자신의 몸을 훑어보더군요......



"흐흐.....흐흐......."



저는 공포로 얼어붙었던 몸이 풀리며 비명을 질렀습니다.


으악~으아악.........



그때 누군가가 저의 어깨를 흔들었습니다.



"얘야~~얘야~~괜찮니?....응?"



헉~여......여기는?



꿈이었습니다.



꿈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생생한 꿈....



"아니 너 가위눌렸나보구나...



하도 피곤해 보여서 눈좀 붙이라고 했는데..."



눈앞에는 부모님의 걱정스러워하는 얼굴이 보였습니다.


그럼..



"에구~얘아 정신 좀 차려라...얼마나 피곤했으면~"



다음날 그의 영정에서 그의 사진을 바라보며 저는 말했습니다.



좋은곳으로 가서 편히 쉬게나 친구.



나와의 약속은 지켰으니까



그러나 지금도 가끔씩 생각납니다.



7년전.



그친구가 약속한 것을 기억하고 다시한번 내게 찾아올지도 모른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