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민 소속사 관계자가 팬까페에 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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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팬분들께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부터 전하고 시작하겠습니다.
많이들 놀라고 속상 해하고 실망하고 혹은 분노하고.. 그러실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온종일 확인되지 않은 말들이 확대재생산되는 것을 관망하는 것만이 최선은 아니라고 판단되었고
공카에는 팬분들께 입장을 표명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글을 남깁니다.

오늘 오전에 나왔던 기사만 놓고 보면 비단 김명민의 후속 작품 스케줄로 인해 그렇게 결정된 것 같지만
그게 전부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개과천선의 출연을 결정하기 앞서 저희에게는 이미 오래전부터 약속이 되어있던
영화 스케줄이 있었습니다. 해서 양측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이 문제로 제작사와 방송사와 처음부터 이 문제로 협의를 했었구요.
그러던 차에 세월호 침몰로 2회분, 월드컵 출정식과 6.4 지방선거로 2회분, 총 4회분의 방송이 결방되면서 불가피하게
일정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방이 늘어난만큼 시간이 생기니 미뤄진 일정만큼 촬영시간이 충분했을텐데 왜 조기종영을 택해야했나?
이런 의문을 많이 가지셨을겁니다. 저희도 처음엔 되려 잘되었다는 생각을 했으니까요.
결방이 되면서 촬영을 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에 그만큼 열심히 찍으면 충분히 소화 가능한 상황이라고 판단했던거죠.
그러나 아시다시피 우리 나라 드라마 제작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았습니다.
모두가 열광했던 "무명남"이 등장하던 3회부터 드라마는 거의 생방송 일정이었습니다.
목요일 방송분을 목요일까지 찍어서 내보내야만 했던 현실, 지금까지 이어져 왔고 이로 인해 모든 배우들과 스텝들의 피로도는 극도로 내몰린 상태구요. 결방의 시간만큼 만회할 시간도, 충분히 가능하리라던 우리의 기대도
열악한 제작환경앞에서는 회사와 배우가 어찌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결방이 없었더라면 예정된 마지막 방송일은 19일이었고, 세월호 참사 이후엔 불가항력적인 일이었음을 모두가 인지.. 26일까지
촬영을 해서라도 18부를 소화하고 이동하기로 사전에 약속도 되어있었지만 촬영현장은 그렇게 돌아가지 못했던겁니다.

촬영팀은 A,B팀이 있다지만 배우의 몸은 한개인데.. 그마저 사흘동안 디졸브되어 밤샘촬영을 하면서까지 기대하시는 시청자들을
위해 끝까지 노력해야 한다던게 저희 배우인데도 그 이상 무언가 할 수 없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철저히
준비하지 못한체로 연기해야만 하는 스트레스를 받으며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제 마음도 너무 안타까웠지만
이 또한 어찌할 수 없었습니다.

3회때부터 배우는 목소리가 전혀 나오지 않아 식사시간을 쪼개 병원을 가서 의료기기와 약을 구입해 천식환자처럼 기계를 입에
물면서 촬영을 했었고, 역류성 식도염이 심해져 내시경을 받고, 골반염까지 걸려 수차례 병원을 오가며 수북한 약봉지를 늘
곁에 두고 촬영에 임했습니다.
회복을 위해선 휴식이 필요했지만 휴식을 할 수 없는 방송환경에서 배우는 그저 더 힘을 내 연기해야만 했습니다.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도 대사를 외워야하니 병원 베드에 누워 힘없는 눈빛으로 대본을 보던 배우를 곁에서 바라봐야만 하는
심경을 알아줬다면 적어도 "김명민 개인 스케줄 탓"이라는 단어가 기사를 통해 등장하지는 않았을 거라 생각됩니다.

그런데 유종의 미를 거두고자 극도의 피로와 스트레스 속에서도 고군분투하려했던 배우에게 모든 잘못의 굴레가 씌워지는 듯한
모양새는 옳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함께하는 배우와 스텝들이 더 힘을 낼 수 있는 제작 환경이 개선되어야 작품의 퀼리티도 좋아질
것이고 그래야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웰메이드 작품이 탄생되는 것 아닐런지요.
약속을 누가 지켰느냐, 못지켰느냐의 문제인건지, 문제 해결의 의지가 있었는지 없었는지가 관건인건지, 그 의지는 어느
한쪽이어야만 했는지 아니었는지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저 연기만 하고 싶어하는 배우가 이런 일련의 소란스러운 과정때문에 아직 남은 기간동안 연기하는데 방해가될까
걱정스러운 마음이 앞섭니다. 마지막까지 "개과천선"이라는 드라마가 여러분 마음속에 깊이 각인될 수 있는 작품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연기할 수 있도록 서포트하겠습니다. 팬분들도 끝까지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