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연될 뻔했던 지하철 참사, 기본과 원칙이 막아냈다.g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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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3호선 방화, 불연성 소재와 신속한 초동 대처 덕에 참사로 안 이어져


불이 난 객실 안에 출장 가던 서울메트로 소속 역무원 권 모(47) 씨가 타고 있었던 점도 불행 중 다행이었다.

매봉역에서 해당 전동차를 탄 권 씨는 마침 도곡역에 내릴 준비를 하다 "불이야"하는 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보니 이미 배낭에서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권 씨는 반사적으로 객실 내 소화기 쪽으로 몸을 날렸고 이후 배낭에 소화액을 분사했다.

평소 훈련이 돼 있어 소화기를 가져다 실제 소화액을 분사하는 데까지 몇 초 걸리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휴대폰을 바닥에 떨어뜨린 권 씨는 "누가 긴급 비상벨 좀 누르고 119에 신고해줘요"라며 주변에 소리쳤다.

다급한 상황임을 알아챈 시민들이 합세해 소화기를 더 가져와 뿌렸고 이 중 일부는 긴급 비상벨을 누르고 119에 신고했다.

권 씨는 "경로석 사이에 놓인 두 개의 가방에서 불길이 치솟았다"며 "처음에는 당황했지만, 시민들이 옆에서 도와줘 소화기를 분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권 씨는 또 "도곡역에 진입한 직후 대기하던 역무원들이 소화기를 들고 진입해 잔불까지 진화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전동차가 도곡역에 진입하는 2~3분 동안 신속하게 이뤄진 초동 대처가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아찔한 상황을 막았다.

앞서 2003년 지하철 참사 때는 객실 내에 연기가 들어차는 상황임에도 많은 승객이 "곧 출발할 테니 기다려 달라"는 기관사의 안내방송만 믿고 객실에 머물다 소중한 목숨을 잃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 불감증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자칫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뻔했던 지하철 객실 내 방화 사건.

하지만 이번에는 잘 지켜진 기본과 원칙, 그리고 객차 의자를 불연성 소재로 바꾼 사전 대비가 소중한 시민들의 생명을 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