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
40 곳의 왕릉 중 아직 일반에 공개하지 않는 곳이 몇몇 있습니다.
문화재청에서는 이러한 미공개 능들을 재정비하여 지속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며,
그 중 2013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임시로 개방하는 세 곳의 능을 발표했습니다.
구리 동구릉 내에 있는 숭릉,
서울 노원 삼육대학교 정문 왼쪽에 있는 강릉,
남양주 진건읍에 있는 사릉이 바로 그곳입니다.
숭릉은 제 18대 현종과 현종비 명성왕후,
강릉은 제 13대 명종과 명종비 인순왕후,
사릉은 제 6대 단종의 비인 정순왕후의 능입니다.
이번에 찾은 곳은 사릉(思陵)입니다.
사릉의 주인공, 정순왕후는 단종의 비입니다.
일평생 어린 나이에 비명횡사한 남편을 생각하며 지내시다가 춘추 82세 되시던 해에 승하하셨답니다.
그래서 "생각 사(思)" 자를 넣어 능호를 사릉이라 지었습니다.
사릉은 대중교통으로 다녀오기에 편리합니다.
경춘선 전철 금곡역에서 내려 사릉방면 경기버스나 마을버스를 타면 한 정거장 다음에 사릉앞 정류장에 내릴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은, 사릉역에서 내리면 안된다는 것입니다.
가끔 이런 경우가 있죠? ^^;;
이름이 사릉인 사릉역은 정작 사릉에서 더 멀리 떨어져 있고, 환승하려면 역에서 300미터 정도 떨어진 버스정류장까지 찾아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습니다.
대중교통 이용하신다면 꼭 금곡역에서 내리세요.
금곡역에서 내려 길 건너편 정류장에서 23번, 55번 버스를 타면 한 정거장입니다.
사릉앞 정류장에서 내린 후, 진행방향으로 200미터 정도 걷습니다.
작은 다리를 지나 조금 더 걷다보면 사릉을 알리는 표지판, 오른쪽으로 재실이 보입니다.
정류장에서 내릴 때 부터 눈송이가 하나 둘 덜어지더니, 점점 함박눈이 되더군요. ㅎㅎ ㅠㅠ
정문 앞에 다다랐을 때는 눈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_+
사릉 안내판에 잠시 눈 가릴 공간이 있어서 서둘러 우산을 펴 들었네요.^^;;
시범개방을 알리는 현수막도 보입니다.
사릉은 시범개방 기간 동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관람할 수 있으며,
정기휴일은 매주 월요일입니다.
사릉은 사적 제209호로 지정된 문화재입니다.
유희를 즐기는 곳이 아니니 경건한 마음으로 관람을 하셨으면 합니다.
아울러, 개방된 구간은 정자각 까지입니다.
사릉에는 조선왕릉을 가꾸는데 사용하는 나무들을 기르는 전통양묘사업소가 함께 있습니다.
그래서 사릉 안쪽에는 다양한 나무들을 아울러 볼 수 있습니다.
출입구에서 걷다보면 머지않아 홍살문 앞에 도착합니다.
홍살문 왼쪽에도 사릉 안내판이 서 있습니다.
사릉은 정순왕후가 왕비였을 때 조성된 능이 아니다 보니, 규모가 작은 편입니다.
파주삼릉의 왕릉들과 비슷한 느낌을 줍니다.
홍살문에서 정짜각(정자각;丁字閣)까지 이어지는 참도도 짧은 편입니다.
특이한 점은, 참도가 정자각과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끊어진다는 것입니다.
눈이 많이 오는지라 구분이 잘 안되시죠? ^^;;
정자각 위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참도가 정자각 좌우 계단으로 이어지지 않고 앞쪽에서 끊어졌죠?
참도를 따라 정자각 가는 길에 눈이 정말 많이 왔답니다. ㅎㅎ ㅠ
정자각 뒤로 능침이 살짝 보이는군요.~
잠시 눈오는 모습을 동영상으로 감상해 보시겠습니다.~
맞배지붕의 정자각은 아주 아담합니다.
좌우 계단이 오히려 커 보이네요.^^
정자각 왼쪽 모습입니다.
비각과 마주하고 있는 오른쪽 모습입니다.
정자각 안쪽에는 제사 때 사용하는 상이 놓여 있고, 뒷문이 열려 있는데,
놀랍게도 능이 바로 보입니다.
보통 정자각 뒷편으로는 강(岡;언덕)에 가려서 능침이 안보이거든요.^^
사릉 제향일은 매년 5월 20일이랍니다.
정순왕후 능은 한 분만 모신 단릉으로, 주변에 석물도 거의 없고 아주 단촐합니다.
단종은 저 멀리 강원도 영월 청령포에 잠들어 있습니다.
능침을 두르는 곡장은 아직 공사 중입니다.
능침 위로는 올라갈 수 없으니, 이렇게 멀리서 보는 것으로 만족하고, 정자각 오른편 비각으로 갑니다.
눈 때문에 비문 설명이 제대로 안보이는군요.^^;;
비각 안에는 조선국 정순왕후 사릉비 하나가 외롭게 서 있습니다.
비각을 살펴본 후 다시 홍살문 쪽으로 걷습니다.
주변에는 아름답게 자란 나무들로 가득합니다.
눈보라가 휘몰아쳐서 그 풍경이 더욱 신비롭습니다.
홍살문 앞쪽 큰 소나무 그늘 아래서 잠시 숨을 돌립니다.
눈 속에서 뛰어다니느라 힘들었습니다만,
언제 이런 풍경을 보겠습니까?
완전 복받은 날이네요.^^
다행스럽게도 조금 후 눈이 잦아들었습니다.
아까 입구에서 봤던 재실이 생각나서 그쪽을 찾아가 봅니다.
사릉의 재실은 생각보다 능과 거리가 멉니다.
아쉽게도, 재실은 비공개였습니다만,
눈 덮인 재실의 모습을 보는 것 자체 만으로도 즐거웠습니다.^^
재실에서 입구로 가는 길, 잠시 하늘을 올려다 보니
눈구름 사이로 새해 첫 해가 살짝 살짝 보였습니다.^^
이렇게 임시개방한 사릉 관람을 마쳤습니다.
남양주로 여행가시면 한 번 들러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