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400억원에 경매로 출품된 전세계에서 세번째로 비싼 건물
이탈리아 로마 중심부에 위치한 "빌라 아우로라" 는
16세기에 만들어진 고택으로 높은 성벽과 아름다운 정원이 특징인데
이탈리아의 귀족인 루도비시 가문이 보유하던 중
상속권 분쟁이 원인이 되어 경매로 출품되었다.
이 저택의 경매시작가가
4억 7100만 유로 = 6426억원으로
단일 건물로는 역대 세번째로 비싼 건물이 된 이유는
바로 건물 내부에 그려진 각종 벽화 덕분.
가장 대표적으로 바로크시대 화가인 카라바조의 작품인
"목성, 해왕성 그리고 명왕성" 은 그 벽화만으로도 건물 가치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4250억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이 벽화를 그린 카라바조는 바로크시대 당시 가장 유명한 작가 중 하나였는데
그 이유가 매우 독특하다.
보통 후대에 발굴된 작가라고 하면 죽어서 더 유명해진 빈센트 반 고흐 같은 경우가 있는데
카라바조는 오히려 살아있을 때 잘나가다가 그의 행적 때문에 잊혀진 작가이다.
카라바조의 그림은 어두운 배경에서 등장인물들에게 강렬한 빛으로 강조해
명암이 뚜렷하며 인물에 강조하게하는 기법의 개척자였으며
이는 루벤스와 렘브란트 등 빛의 마술사라 불리는 후대 화가들에게 이어졌다.
그의 그림은 교황청에서도 인정받아 추기경을 비롯한
고위 성직자들도 그의 그림을 사랑했으며
당대의 귀족들도 그 그림을 좋아했는데
문제는 카라바조 본인의 성격이 개차반이었다는데 있었다.
심심하면 주변 사람들과 시비에 말려들어 사람들을 폭행하고
살인까지 저질러 사형을 선고받았고, 인맥을 이용해 사면되기를 반복했다.
비슷한 사건이 계속해서 이어지자 그의 그림을 인정하는 고위 인맥들도 슬슬 손절하기 시작했고
결국 도주자 신세가 되었는데 도주하다가도 또 폭력과 살인사건을 일으켜 쫓기던 도중 객사하고 만다.
아무리 예술작품과 개인을 별개로 인식해야 한다지만
그 행적이 도를 넘었기에 그를 언급하는 것을 점점 꺼리게 되고
수백년이 지난 근현대에서야 그의 작품과 행적이 다시 발굴되었다.
하여간, 카라바조가 그린 벽화 뿐만 아니라
다양한 바로크 시대 벽화들이 그려진 이 건물은
6400억원이라는 가격도 가격이지만
문화유산이라는 법적 근거상 이탈리아는 낙찰금액과 동일한 가격으로
해당 건물을 먼저 살 수 있으며,
만약 이탈리아가 낙찰권을 포기해도
건물의 보수가격만 최소 150억원 이상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