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평생 바다를 누벼온 해녀들이 이야기한다
“바다가 심상치 않다”…
최근 마라도의 해녀들은
급격한 환경변화에 맞닥뜨렸다
아낌없이 모든걸 내어주던 바다가
이제는 그 밑천을 드러내 황폐해져버렸다
알이 꽉꽉 찼던 성게는 속이 텅텅 비었다
바닷가 돌위를 가득 채우던 풍성한 톳들은
옛말이 되어버렸다
톳으로 뒤덮였던 바위는
어느새 하얗게 떠버려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마라도에만 수십이던 해녀들이 다 떠나고
이제는 일곱명만 남았다
베어도 베어도 다시자라
풍성하고 아름다웠던 미역군락
하지만 이제는 미역 숲이 사라져버렸다
믿을 수 없는 지경
푸르렀던 제주도 바다도
최근 급증한 교란종으로 엉망이 되었다
모자반 감태 등
풍성했던 해조류들을 대신해
제주 바다를 차지해버린 낯선 아열대 산호…
먹이인 해조류가 사라지자
성게와 소라도 자취를 감추었다
텅텅 빈 성게…
이렇게 풍요했던 바다가
몇년새 거짓말처럼 죽어버렸다
우리는 과연 숲을 잃어버린채
사막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