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반 전에 바다에 빠뜨린 휴대폰, 문어가 찾아줘




바다에 빠뜨린 휴대전화를 2년 반만에 문어가 찾아준 사연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경남 남해군 서면 염해마을의 방제작업일을 하는 어촌계방 백명술(62)씨는 9일 2011년 봄에 잃어버린 자신의 휴대폰을 문어를 잡는 항아리 통발에서 발견했다는 사연을 전했다. 그는 지난해 10월 초 바다에서 조업 중 통발로 잡아 올린 문어들을 모아둔 배 한 쪽에서 자신이 2년 전 바다에 빠뜨린 휴대전화를 발견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휴대폰은 액정이 떨어져 나가고 검은색 몸체가 하얗게 변색되는 등 부식됐지만, 아내가 사준 1돈쭝 짜리 순금 돼지 모양 휴대폰 액세서리가 달려있어 자신의 휴대폰이라는 것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고 백씨는 설명했다. 그는 일 주일 뒤 같은 배 안에서 분리된 휴대폰 배터리도 찾았다.

그는 2011년 봄, 마을에서 수km 떨어진 바다 한가운데서 문어를 잡는 항아리 통발을 설치하려다 휴대전화를 물 속에 빠뜨렸다. 백씨는 “아마 당시 내가 빠뜨린 휴대전화가 항아리 통발 속에 떨어졌고, 그 통발 속에 갇힌 문어가 배 위로 잡혀 올라오면서 다리에 감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어느 문어가 감고 올라왔는지를 알 수가 없어 의미 있는 선물을 준 문어를 살려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했다.


누리꾼들은 “2년 반 이나 바다 속에 담궈놨는데 배터리 부식 상태도 양호하고 자판 글자가 선명하다니 신기하다” “순금 돼지 때문에 찾을 수 있었던 듯” “2년 반 전 바다에 빠뜨린 휴대전화는 문어가 찾아줬는데, 10년 20년 30년전 끌려간 전라 섬노예는 언제나 고향집을 찾아줄까” 등 다양한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