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낮 12시 대전의 소년원인 대산학교 식당. 원생들이 줄을 서 있다. 메뉴는 된장국과 김치·연근조림·오이무침. 한 끼 예산 1559원(순수 식품비 기준)으로 만든 식단이었다. 밥·국·김치는 스스로 먹을 만큼 펐지만 연근조림과 오이무침은 직원들이 집게로 일정량을 집어 배식했다. 돌멩이도 삭힐 나이인 10대 중·후반의 아이들은 밥이라도 양껏 먹으려는 듯 식판에 밥을 수북이 담았다.
턱없는 식비에 빽빽한 생활공간. 예산 부족에 허덕이는 국내 소년원의 실정이다. 한 끼 예산 1559원은 올해 서울 중학교 한 끼 급식 예산 2910원(순수 식품비 기준)의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초등학교의 2700원과도 비교가 안 된다. 그러다 보니 단백질 공급원인 고기는 자주 나오지 않는다.
일주일에 한 번 닭고기나 돼지고기가 나오는 정도다. 비싼 쇠고기는 한 달에 한 번 구경할 수 있다.
김혜연(38·여) 영양사는 "주어진 예산에서 최대한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마련하려고 노력하고는 있다"면서도 "나도 자식이 있는데 배식할 때마다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소년원은 하루 세 끼 말고는 간식도 없다. 원생 이정배(18·가명)군은 "고기 반찬을 실컷 먹어보는 것, 밤에 간식을 먹어보는 게 소원"이라고 말했다.